의학정보

엉치 통증, 천장관절 통증: 원인, 증상, 진단, 치료

천장관절: 엉치뼈와 양쪽 골반뼈가 만나는 관절 (뒤에서 본 모습)

그림 출처: BruceBlaus, Wikimedia Commons, CC BY 3.0

천장관절 통증이란?

엉치뼈 부근이 아파서 허리 디스크를 걱정하며 병원에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검사를 해 보면 디스크가 아니라 천장관절이 원인인 경우가 있습니다.

천장관절 (Sacroiliac joint)은 척추 맨 아래의 엉치뼈 (천골, Sacrum)와 양쪽 골반뼈 (장골, Ilium)가 만나는 관절입니다. 엉덩이 위쪽, 허리띠 아래 양옆의 오목한 자리가 대략 이 관절의 위치입니다. 상체의 무게를 다리로 전달하는 관절이라 많이 움직이지는 않지만 큰 힘을 받습니다.

천장관절 통증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다리로 뻗치는 신경 통증 없이 만성 요통만 있는 사람의 15~30%가 천장관절 때문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1]. 이 글에서는 천장관절 통증의 원인, 증상, 진단, 치료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원인

천장관절 통증은 관절 안의 문제와 관절을 둘러싼 인대의 문제 모두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1]. 다음과 같은 경우에 잘 생깁니다.

  1. 외상: 엉덩방아를 찧거나 넘어지는 것처럼 분명한 계기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장관절 통증은 디스크나 후관절 통증보다 시작된 계기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

  2. 다리 길이 차이와 나이: 양쪽 다리 길이가 다르거나 나이가 들면 관절에 가는 부담이 커집니다.

  3. 임신: 임신 중에는 인대가 느슨해지고 골반에 가는 무게가 늘어 천장관절 통증이 잘 생깁니다.

  4. 척추 수술 후: 허리뼈를 고정하는 유합술을 받은 뒤 그 아래에 있는 천장관절에 부담이 늘어 통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5. 염증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같은 염증성 질환은 천장관절에 염증을 일으킵니다. 이 경우는 치료가 다르므로 따로 구분해야 합니다.

증상

천장관절 통증이 허리 디스크로 오해받는 이유는 아픈 자리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1. 아픈 자리: 주로 한쪽 엉치와 엉덩이가 아픕니다. 허리뼈 5번보다 아래쪽, 한쪽에만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1].

  2. 뻗치는 통증: 엉덩이에서 허벅지 뒤쪽, 사타구니로 통증이 퍼질 수 있습니다. 퍼지는 양상은 사람마다 매우 다양합니다 [1]. 천장관절 주사로 통증이 줄어든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사타구니 통증이 천장관절 통증과 관련된 유일한 통증 양상이었습니다 [2].

  3. 악화되는 동작: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계단을 오를 때, 아픈 쪽으로 누울 때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리뼈 3~5번, 천장관절, 좌골신경의 위치 관계

그림 출처: InjuryMap,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허리 디스크와는 다음과 같은 점이 다릅니다.

  1. 허리 디스크 (추간판 탈출증):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뿌리를 누르면 신경을 따라 무릎 아래, 종아리와 발까지 저리고 당기는 통증이 내려갑니다. 다리 저림이 허리 통증보다 심한 경우가 많고 다리 근력이 떨어지거나 감각이 무뎌지기도 합니다.

  2. 천장관절 통증: 엉치와 엉덩이 통증이 중심이고 다리로 퍼지더라도 신경을 따라가는 저림보다는 묵직하고 넓게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다리 근력이나 감각은 대개 정상입니다.

다만 두 가지가 함께 있는 경우도 있어 증상만으로 딱 잘라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진단

천장관절 통증은 엑스레이나 MRI만으로 진단하기 어렵습니다. 병력, 진찰, 영상 검사 모두 단독으로는 천장관절 통증을 확실히 가려내지 못합니다 [1].

  1. 손가락으로 가리키기: 아픈 곳을 손가락 하나로 짚어 보라고 하면 엉덩이 위쪽의 튀어나온 뼈 (후상장골극) 바로 옆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유발 검사 (Provocation test): 골반을 벌리거나 누르고 허벅지를 밀어 넣거나 엉치뼈를 누르는 등 천장관절에 힘을 주어 평소의 통증이 재현되는지 봅니다. 한 가지 검사로는 정확도가 낮아 여러 검사를 함께 합니다. 4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6가지 유발 검사 중 3가지 이상이 양성이면 민감도 94%, 특이도 78%였습니다 [3]. 6가지 검사에서 모두 평소 통증이 재현되지 않으면 천장관절이 원인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3].

  3. 영상 검사: 엑스레이와 MRI는 디스크나 협착증 같은 다른 원인을 확인하고 강직성 척추염 같은 염증성 질환을 찾는 데 필요합니다.

  4. 진단적 차단술 (Diagnostic block): 영상 장비를 보면서 천장관절 안에 국소 마취제를 넣고 통증이 줄어드는지 봅니다. 만성 요통 환자 43명에게 이 차단술을 한 연구에서 13명 (30%)이 통증이 뚜렷하게 줄었습니다 [2]. 통증이 확실히 줄면 천장관절이 원인이라고 판단합니다.

골반 3차원 CT: 천장관절 면의 앞쪽 연골 부분 (하늘색)과 뒤쪽 인대 부분 (진한 파란색)

그림 출처: Vereecke E, et al., Wikimedia Commons, CC BY 4.0

치료

보존적 치료

대부분은 수술 없이 치료합니다.

  1. 생활 습관 조절: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서는 자세,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오래 앉아 있는 것을 줄입니다.

  2. 약물 치료: 소염진통제로 통증과 염증을 줄입니다.

  3. 운동 치료: 엉덩이 근육과 배, 허리의 코어 근육을 강화해 골반을 안정시킵니다. 통증이 심할 때는 무리하지 말고 통증이 줄면 단계적으로 늘립니다.

  4. 골반 벨트: 임신 중이나 출산 후처럼 관절이 불안정할 때 골반을 잡아 주는 벨트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주사 치료

보존적 치료로 좋아지지 않으면 천장관절 안이나 주변 인대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합니다. 관절 안과 관절 밖 주사 모두 중기적인 효과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1]. 주사로 효과가 오래가지 않으면 관절 주변의 감각 신경을 고주파로 차단하는 고주파 열응고술 (Radiofrequency denervation)을 고려하며 효과가 최대 1년 정도 갈 수 있습니다 [1].

수술적 치료

천장관절 통증으로 수술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진단적 차단술로 천장관절이 원인임이 확실하고 오랜 기간 보존적 치료와 주사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일부 환자에서 천장관절을 고정하는 유합술을 고려합니다.

정리

천장관절 통증은 엉치뼈와 골반뼈가 만나는 관절에서 생기는 통증으로, 아픈 자리가 비슷해 허리 디스크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주로 한쪽 엉치와 엉덩이가 아프고 디스크처럼 무릎 아래까지 저린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영상 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워 여러 유발 검사를 함께 하고 필요하면 진단적 차단술로 확인합니다. 대부분 약물과 운동으로 좋아지며 낫지 않으면 주사 치료를 하고 수술은 드뭅니다.

참고 문헌

  1. Cohen SP, Chen Y, Neufeld NJ. Sacroiliac joint pain: a comprehensive review of epidemiology, diagnosis and treatment. Expert Rev Neurother. 2013;13(1):99-116. PubMed
  2. Schwarzer AC, Aprill CN, Bogduk N. The sacroiliac joint in chronic low back pain. Spine. 1995;20(1):31-37. PubMed
  3. Laslett M, Aprill CN, McDonald B, Young SB. Diagnosis of sacroiliac joint pain: validity of individual provocation tests and composites of tests. Man Ther. 2005;10(3):207-218. PubM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