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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MRI는 언제 찍어야 하나

허리 MRI 옆모습 (T2 시상면): 아래쪽 디스크가 검게 변한 퇴행성 변화

그림 출처: Ptrump16,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허리가 아프면 MRI부터 찍어 봐야 하는지 묻는 분이 많습니다. MRI는 허리 디스크와 신경을 가장 자세히 보여 주는 검사지만 모든 허리 통증에 처음부터 필요한 검사는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허리 통증에서 영상 검사를 언제 하는지, 엑스레이·CT·MRI는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MRI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대부분의 허리 통증은 저절로 좋아집니다

갑자기 생긴 허리 통증 (Acute low back pain)은 대부분 몇 주 안에 좋아집니다. 급성 허리 통증 연구들을 모은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는 한 달 안에 통증과 일상생활 장애가 평균 58% 줄었고, 약 3개월까지 조금 더 좋아졌습니다 [1]. 다만 12개월 안에 73%가 한 번 이상 다시 아팠을 만큼 재발도 흔합니다 [1].

그래서 처음부터 MRI를 찍는다고 결과가 더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6개의 무작위 대조 연구 (1,804명)를 분석한 결과, 바로 영상 검사를 한 환자와 하지 않고 일반적인 진료를 받은 환자 사이에 통증과 기능 차이가 없었습니다 [2]. 심각한 원인을 의심할 만한 소견이 없다면 급성 허리 통증에 처음부터 영상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 권고됩니다 [2].

바로 검사가 필요한 경우

반대로 아래 경우에는 기다리지 않고 일찍 검사합니다. 미국내과학회 (ACP)는 심한 신경 증상이 점점 나빠질 때, 또는 심각한 원인을 의심할 증상이 있을 때만 영상 검사를 하도록 권합니다 [3].

  1. 마미 증후군 (Cauda equina syndrome): 소변이나 대변을 보기 어렵거나 참지 못하고 엉덩이와 항문 주위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입니다. 응급 상황으로, 바로 MRI를 찍고 수술 여부를 결정합니다.

  2. 점점 심해지는 근력 저하: 발목이나 엄지발가락에 힘이 빠지는 정도가 점점 심해지는 경우입니다.

  3. 암 병력: 암을 앓은 적이 있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면서 허리가 아픈 경우 척추 전이를 확인해야 합니다.

  4. 감염 의심: 열이 나거나, 최근 척추 시술·주사를 받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허리 통증이 생긴 경우입니다.

  5. 골절 의심: 넘어지거나 부딪친 뒤 아픈 경우, 또는 골다공증이 있거나 스테로이드를 오래 복용한 고령자가 가벼운 충격 뒤에 아픈 경우입니다.

이런 증상이 없다면 먼저 약물, 물리 치료, 운동 같은 보존적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봅니다.

MRI를 고려하는 시점

보존적 치료를 했는데도 좋아지지 않을 때 MRI를 고려합니다. 흔한 예가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 (Radicular pain)이 보통 6주 정도 치료해도 계속되는 경우입니다.

이때 MRI는 단순히 원인을 확인하려고 찍는다기보다, 신경 주사 같은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할 때 찍습니다. 어느 높이에서 어떤 신경이 눌렸는지 알아야 시술 위치와 수술 범위를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술이나 수술을 할 생각이 없다면 MRI 결과가 치료 방향을 크게 바꾸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엑스레이, CT, MRI의 차이

  1. 엑스레이 (X-ray): 뼈의 정렬과 모양을 봅니다. 척추뼈가 앞으로 밀렸는지 (전방 전위증), 골절이 있는지, 디스크 높이가 낮아졌는지 볼 수 있습니다. 서서 찍거나 허리를 굽히고 펴면서 찍어 흔들림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디스크와 신경은 보이지 않습니다.

허리 엑스레이 옆모습: 척추뼈의 정렬과 디스크 높이는 보이지만 디스크와 신경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림 출처: FitBro,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1. CT: 뼈를 가장 자세히 봅니다. 골절의 모양이나 뼈가 자라 나온 정도를 볼 때 유용합니다. 디스크와 신경도 어느 정도 보이지만 MRI만큼 선명하지 않습니다.

  2. MRI: 디스크, 신경, 근육, 골수를 가장 잘 보여 줍니다. 디스크 탈출, 척추관 협착, 감염, 종양을 찾는 데 가장 유용합니다. 방사선을 쓰지 않지만 검사 시간이 길고 좁은 통 안에 누워 있어야 합니다. 심장 박동기 같은 금속 기기가 있으면 찍지 못할 수 있습니다.

MRI 이상 소견은 통증이 없는 사람에게도 흔합니다

MRI 결과지에 디스크 퇴행이나 팽윤이라고 적혀 있으면 걱정부터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견은 허리가 아프지 않은 사람에게도 흔합니다.

통증이 없는 3,110명의 영상 검사를 모은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디스크 퇴행은 20대의 37%에서 80대의 96%로 늘었습니다 [4]. 디스크 팽윤 (Disc bulge)은 20대 30%에서 80대 84%, 디스크 돌출 (Disc protrusion)은 20대 29%에서 80대 43%였습니다 [4]. 연구진은 이런 소견 상당수가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고 통증과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4].

즉 MRI에서 무언가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지금 통증의 원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MRI 소견은 증상과 진찰 결과가 맞아떨어질 때 의미가 있습니다. 왼쪽 다리가 저린데 MRI에서 오른쪽 신경이 눌려 있다면 그 소견은 통증의 원인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정리

갑자기 생긴 허리 통증은 대부분 몇 주 안에 좋아지므로 처음부터 MRI를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소변 장애, 점점 심해지는 근력 저하, 암 병력, 감염이나 골절이 의심될 때는 바로 검사합니다. 그 밖의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를 먼저 하고 방사통이 계속되어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할 때 MRI를 찍습니다.

MRI에서 보이는 퇴행성 변화는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지의 단어보다 증상과 진찰 소견이 함께 맞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참고 문헌

  1. Pengel LH, Herbert RD, Maher CG, Refshauge KM. Acute low back pain: systematic review of its prognosis. BMJ. 2003;327(7410):323. PubMed
  2. Chou R, Fu R, Carrino JA, Deyo RA. Imaging strategies for low-back pain: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Lancet. 2009;373(9662):463-472. PubMed
  3. Chou R, Qaseem A, Owens DK, Shekelle P. Diagnostic imaging for low back pain: advice for high-value health care from the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nn Intern Med. 2011;154(3):181-189. PubMed
  4. Brinjikji W, Luetmer PH, Comstock B, et al.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f imaging features of spinal degeneration in asymptomatic populations. AJNR Am J Neuroradiol. 2015;36(4):811-816. PubMed